코로나가 창궐한 이후 우리네 삶의 도처에서 우린 불편함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가구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에서 비롯되는 의식주를 제외하면 모든 활동에 제약이 생긴 상황에서 전시를 위시한 문화의 영역은 우리네 일상생활에서 가장 멀리 위치해 있는터라 그 과정에 존재하는 겹겹이 쌓인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그 불편을 감수하기에 공연과 전시의 영역은 삶에 매우 시급한 영역은 분명 아닙니다. 지금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은 어찌 보면 필연적인 수순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또한 모두에게 해당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맹그로브가 주최하는 《Knock Knock》 전시를 통해 남다른 접근으로 풀어가는 해답의 단초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맹그로브는?
맹그로브는 2030 청년들의 주거문제의 해결을 기업의 목표로 삼고 있는 임팩트 디벨로퍼 기업입니다. 이들은 주거인들의 코리빙(co-living)을 통해 최저의 비용으로 누릴 수 있는 주거 혜택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공간을 소유한 임차인 주도하의 전통적 부동산 업계에서 맹그로브는 실제 공간을 이용하는 사용자 중심의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합니다. 임대를 통한 수익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공유 주거 모델을 통해 공간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이들은 말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이들의 사업모델처럼 이들이 기획한 《Knock Knock》 전시 또한 기존의 전통적 전시회들과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전시회
《Knock Knock》
이번에 새롭게 오픈을 앞둔 신설 지점을 소개하기 위해 이들은 전시회라는 요소를 활용했습니다. 맹그로브 속 각각의 방을 전시공간으로 삼아 그 안에서 각 아티스트들의 그림과 아트를 전시했습니다. 김겨울, 송시영, 동구밭, 예진문 등을 비롯해서 각자의 영역 안에서 나름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10 명의 아티스트 및 브랜드들로 하여금 자신들만의 작품들로 방을 채워 넣었습니다.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사용했음에도 각 아티스트들과 브랜드들의 작업물에 따라 각자의 방은 고유한 개성으로 가득했습니다. 10개의 방은 10개의 전시장과 다름없었습니다. ‘방’이라는 가장 사적인 공간이 전시장으로 변모하는 순간 마치 예술이 우리 방 안으로 들어온 듯했습니다.
비단 전시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일지라도, 공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이곳을 방문해서 공간과 전시 모두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작가들이 표현한 각각의 방(room)을 둘러보며 예비 입주자뿐 아니라 관람객들이 자신의 공간을 기획하는 아이디어를 채집할 수 있습니다. 집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관심사와 전시를 접목한 결과, 친숙한 공간 속 남다른 작품들을 통해 예술이 우리네 삶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연스레 생기게 됩니다. 예술과 전시의 문턱이 낮아졌음은 물론입니다. 사람들이 애써 전시장을 찾지 않는 지금, 사람들의 관심사와 전시를 하나로 엮어 사람들의 문을 노크한 이번 맹그로브의 전시는 그 자체로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의 삶과 예술 사이의 거리
예술은 우리의 삶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존재일까요. 혹은 그래야만 하는 대상일까요. 이번 《Knock Knock》전시를 통해 기존의 전시회에 대한 통념을 돌아보게 됩니다. 평범하면서도 치열한 삶 저편에 놓여있는 고고한 객체로써의 예술이 아니라, 우리네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주체로써의 전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환경은 누구에게나 동일하지만 그 제약을 남다른 접근으로 풀어가는 이들도 분명 있습니다. 그 존재를 확인함과 동시에 제약 가득한 현 시국 속 전시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전시는 어떤 새로운 모양으로 변모하여 사람들의 문을 노크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7월 2일부터 8월 31일(화)까지 진행되는 이번 《Knock Knock》 전시회를 통해 그 모습을 직접 경험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