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아름답게 채색하는 도구로써 ‘빛’과 ‘소리’ 그리고 ‘냄새’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공간을 밝히면서 동시에 공간의 온도와 분위기를 설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빛’을 주제로 특별한 조명을 소개합니다. 바로 이탈리아 밀라노의 디자인 스튜디오, 만달라키(Mandalaki)가 선보이는 헤일로(HALO)입니다.
빛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태양이 광원이 되는 자연광과 램프나 전구같이 전력을 이용한 인공광이 있죠. 이 두 가지 빛은 서로 다르지만 각각 충분히 멋진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커다란 통창 안으로 쏟아지는 주말 오전의 햇살은 그 어떤 빛보다 평화롭고 따뜻합니다. 일출의 여명이나 수평선 너머로 가라앉는 일몰의 반짝임은 그 어떤 빛보다 감성적이죠. 공간을 풍요롭게 채우는 빛으로서 자연광은 그 어떤 빛보다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자연광의 큰 단점이 있죠. 일시적이란 것과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반면 인공광은 어두운 밤에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자유롭게 조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만달라키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헤일로는 광활하고 황홀한 자연광을 실내로 들여온 인공조명입니다. 헤일로가 선사하는 고요와 평화의 빛, 그 자체로 명상적이고 아름다운 세계를 소개합니다.
빛을 디자인한 조명, 헤일로
우리가 조명을 사용할 때 기대하는 그 역할은 명확합니다. 어두운 공간을 밝히기 위함이죠. 그러나 헤일로는 그렇게 밝지 않습니다. 공간을 밝히기 위한 빛보다 빛 자체에 집중하기 위한 빛처럼 느껴집니다. 빛을 감상을 위한 조건이 아닌 감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죠. 정확히 말하면 빛보다 색에 더 가까운 느낌입니다. 정말 정교하게 디자인한 빛으로 색을 표현한 것이죠. 헤일로는 어떤 색을 재현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그리고 그 빛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헤일로의 디자인 언어는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고 분명합니다. 디자이너가 제품을 설계하면서 선택과 집중이 적확하게 한 지점을 향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바로 ‘빛’입니다. 따라서 헤일로는 무척이나 획일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예쁜 조명’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조명이 있죠. 루이스 폴센, 앵글 포이즈, 톰 딕슨, 아르테미데, 잉고 마우러 등일 겁니다. 모두 화려하고 아름다운 외형을 가진 조명들이죠. 이런 조명들은 조명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면서 조명 그 자체가 조형적이기 때문에 오브제로써도 훌륭한 역할을 합니다. 반면 헤일로는 밝지 않을 뿐더러 외형은 단순한 사각의 형태를 가졌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예쁜 조명’과는 확실히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헤일로가 집중하는 곳이 기존의 조명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헤일로는 오로지 ‘빛’에만 집중합니다. 목적이 분명한 오브제의 간결하고 절제된 디자인, 효율적이고 공학적으로 설계된 사각형은 헤일로의 철학이 반영되어 도출된 완벽한 도형인 것입니다.
만달라키가 고안한 광학 시스템 역시 정석적입니다. 양극산화를 거쳐 질감을 만들어낸 사각 알루미늄 케이스 안에 고출력의 LED조명을 넣고, 그 빛이 반구를 거쳐 투영되는 구조입니다. 정석을 따랐기에 더욱 정교한 표현이 가능한 것이죠. 이렇듯 헤일로는 빛으로만 설명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 충분한 밝기나 화려한 익스테리어는 별로 중요하지 않죠. 그야말로 완벽한 ‘빛’을 구현하기 위해 모든 초점을 맞췄습니다.
헤일로가 재현한 자연의 색
헤일로는 두 가지 색의 옵션이 있습니다. ‘선셋 레드’와 ‘딥 블루’입니다. ‘선셋 레드’는 작열하는 태양 그 자체입니다. 눈이 부시게 밝고, 뜨겁고, 강렬합니다. 태양은 빛의 기원이죠. 지구의 모든 빛은 태양에서 비롯합니다. 빛의 근원적인 에너지가 공간 전체에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실재하는 태양의 거대한 존재감, 그 깨끗하고 순수한 기운마저 느껴집니다. 실제로 방 안에 이 조명을 켜둔다면 따뜻한 온기가 느껴질 것도 같습니다.
‘딥 블루’는 무한한 우주를 그대로 옮긴 것 같습니다.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차갑고, 영원합니다. 미지의 세계, 무한한 시공간을 떠다니는 초월적인 아우라가 느껴집니다. 언젠가 지구를 스치며 지나가는 혜성의 모습을 상상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가 ‘딥 블루’의 모습과 흡사했습니다. 아득한 빛, 어쩌면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색. 서로 다른 차원을 오가는 마법같은 빛의 아름다움이 눈 앞에 선연히 그려집니다.
헤일로의 빛은 자연의 일부와 많이 닮았습니다. 광활하고 황홀한 자연의 빛, 헤일로가 빛에 담은 것은 그런 자연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무한한 고요와 평화 그리고 숭고한 경외와 경이가 아닐까요?
첫 번째 랜드스케이프 컬렉션,
헤일로 호라이즌
헤일로 호라이즌(Halo Horizon)은 헤일로가 새롭게 선보이는 랜드스케이프 컬렉션의 첫 번째 모델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장면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매직아워, 혹은 골든아워라고도 불리는 여명과 황혼의 순간이 그려집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 일출과 일몰의 전후 30분 남짓, 하루 중 한 시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말 그대로 정말 마법같은 일이 나타납니다.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빛이 하늘을 물들이고 빛과 어둠이 혼재되면서 그 순간 펼쳐지는 빛과 색의 향연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찬란합니다. 무척 소중하고 귀한 시간입니다. 헤일로 호라이즌은 이 짧고 강렬한 순간을 담아냈습니다.
헤일로 호라이즌은 분명한 경계가 존재합니다. 낮과 밤, 하늘과 땅, 지구와 우주가 경계를 기준으로 정확하게 나뉘어 집니다. 각각의 색은 제 자리에서 선명하게 빛나지만 동시에 서로 부드럽게 연결됩니다. 낮과 밤이 공존할 수 없지만 칼로 자르듯 구분할 수는 없는 것 처럼 말이죠. 만달라키 디자인 스튜디오는 헤일로 호라이즌을 소개하면서 빛과 어둠이 부딪히는 순간의 찰나, 중력에 의해 구부러지고 흩어지는 시공간의 초자연적인 풍경을 선사한다고 말합니다.
음악으로 전달하는 더욱 깊은 몰입감
헤일로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만달라키가 아티스트들을 직접 섭외하고 의뢰해서 만든 음악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아티스트가 직접 헤일로를 봤을 때 연상되는 이미지와 느낌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헤일로가 선사하는 메시지와 그 감각이 궁금하신 분들은 홈페이지 상단 ‘The Sound of Halo’란 카테고리를 찾으시면 됩니다. 몽환적이고 성스러운, 마치 끝 없는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명상적인 체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헤일로는 크기와 기능에 따라 원, 에보, 스카이, 빅, 기가, 업, 미니, 라인 등 총 8개 라인이 있습니다. 작은 방 안의 벽부터 야외의 큰 건물과 거대한 자연물까지 기호와 편의에 따라 선택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빛은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리고 단언컨대 헤일로는 가장 아름다운 빛을 구현합니다. 작은 촛불 하나로 공간을 가득 채울 수 있듯이 헤일로의 빛은 공간 구석구석까지 아름답게 채색하고 물들입니다. 조명을 켜는 순간 신비롭게 변모하는 공간에서 헤일로가 선사하는 특별한 감각을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