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교감의 시작
《내 책상 위의 천사》

33인의 예술가가
누군가의 책상에 보내는 편지
Edited by

어떠한 공간에 자리한 소품은 이미 그 존재만으로도 고유한 서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인의 일상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공간인 책상, 그리고 그 위에 놓인 여러 소품들. 여러분의 책상과 소품은 여러분과 어떤 맥락을 공유하고 있나요? 2023년 4월 28일부터 2023년 6월 18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갤러리 팩토리2에는 서른세 명의 작가가 빚어낸 작은 천사들이 모입니다. 전시 《내 책상 위의 천사》를 소개합니다.


180여 개의 사랑스러운 이야기,
천사

실제 전시 현장
실제 전시 현장, 이미지 출처: 김다인
안데스, “음료 퀵배달”
안데스, “음료 퀵배달”, 자전거인형 커스텀

《내 책상 위의 천사》에는 33인의 예술가가 완성한 180여 점의 ‘천사’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소품’이나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이라는 단어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누군가의 세계로 들어가 함께 친밀한 이야기를 써 내려갈 ‘동반자’로 거듭납니다.

우리의 지문이 어느 것 하나 같지 않듯, 저마다의 생김새를 한 천사들은 서로 다른 위치에 놓여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내 책상 위의 천사》를 즐기는 과정에 여러 각도의 시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1층 곳곳을 거닐며 천사들을 요모조모 관찰할 수 있기에 관람객의 경험은 다채로워집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마치 한 마리의 새가 된 듯 천사들의 모습을 내려다보는 것도 이 전시만의 매력입니다.

실제 전시 현장

백여 점의 천사들은 관람객의 구매를 통해 전시회장 밖에서도 새로운 인연으로서 누군가의 일상에 자리할 수 있는데요. 각 작품에는 고유한 번호가 매겨져 있습니다. 관람객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작가명이나 작품명, 가격 등의 정보가 아닌 작품 그 자체입니다. 각각의 천사들이 지닌 이야기에 온전히 눈과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요. 만약 일상을 함께하고픈 천사를 발견했다면, 전시회장 내에 비치된 리플렛에서 고유 번호를 토대로 정보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공간,
책상

실제 전시 현장
실제 전시 현장, 이미지 출처: 김다인

현대인에게 있어서 책상은 온전한 동반자보다는 일시적으로 머무는 곳으로 생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원히 함께할 공간이 아닌, 잠시 일을 하며 머물다가 언젠가 헤어질 곳 말이죠. 하지만 책상은 우리의 일상 속 다채로운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또한, 상자나 서랍 깊숙한 곳에서 잠자고 있던 소품이 세상의 환한 빛을 바라보는 출발점이 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책상은 인간뿐만 아니라 소품에게도 가능성을 마련합니다. 각자만의 고유한 맥락을 쌓아가기에 충분하지요.

실제 전시 현장
실제 전시 현장, 이미지 출처: 김다인

《내 책상 위의 천사》가 전하는 이야기는 책상 위에서 펼쳐집니다. 인간의 삶 속 여러 장면이 전개되는 책상을 주 무대로 함으로써, 관람객으로 하여금 지금 보고 있는 책상이 자신의 책상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설렘을 선사하지요. 저마다의 책상은 서로 다른 높이와 모양을 지니고 있기에, 어떻게 조합되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풍경을 자아냅니다. 백여 점의 작품들이 만들어 내는 유기적인 생명력에 변주를 가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지요.

나아가, 책상의 다리는 공간 내벽 색상과 똑같은 색상을 띠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책상 풍경은 마치 공중 정원의 풍경 같은 착각을 일게 합니다.


예술과 일상 사이의 벽을
허무는 유연함, 팩토리2

실제 전시 현장
실제 전시 현장, 이미지 출처: 김다인

각양각색의 개성이 돋보이면서도 그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었던 바탕에는 팩토리2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 공간은 창작자와 기획자의 콘텐츠가 피어나는 곳이면서, 누군가의 일상에 예술이 연결되는 장소입니다. 나아가, 전시된 작품은 공간 내에서 판매되기도 하기에 새로운 인연이 생겨나는 시작점이기도 하지요. 팩토리2에 방문하는 이들에게 공간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예술이 순간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항구적인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입니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0길 15
운영 시간: 목~일 11시~19시 (월~수 휴관)


WEBSITE : factory2
INSTAGRAM : @factory2.seoul


우리 모두는 창조성이라는 씨앗을 품고 태어났습니다. 그 씨앗을 커다란 나무로 키워내는 여정은 각자만이 펼칠 수 있는 예술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일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그 예술을 펼치는 장으로서 우리 삶에 자리매김한다면 어떨까요. 어쩐지 정이 가지 않고 따분한 공간이 아닌, 충만감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합니다. 독자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간이 그런 곳이었으면 합니다. 나아가, 그 공간에는 독자와 설레는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천사’들이 함께하고 있기를 바라봅니다.


Picture of 유스

유스

파란 하늘처럼 청명한 힘을 글과 사진에 담고자 하는 사람.
콘텐츠가 선사하는 영감을 전합니다.

에디터의 아티클 더 보기


실제 전시 현장, 이미지 출처: 김다인

문화예술 전문 플랫폼과 협업하고 싶다면

지금 ANTIEGG 제휴소개서를 확인해 보세요!

– 위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로 ANTIEGG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 위 콘텐츠의 사전 동의 없는 2차 가공 및 영리적인 이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