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사 크리스티와 아서 코난 도일을 잇는 영국의 3대 추리 소설 작가의 시리즈. 알라딘에서 진행한 북펀딩이 하루 만에 마감된 소설. 혹시 생각나는 책 있으신가요? 정답은 바로 『캐드펠 수사 시리즈』입니다. 무려 18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완성된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그 시간만큼이나 잘 짜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데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비롯해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추리 소설계의 추리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 그 매력이 무엇인지 3가지 키워드와 함께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 가장 따뜻한 미스터리
팍팍한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냉소적으로 변하기 쉽습니다. 특히 살인, 음모 그리고 거짓이 난무하는 추리 소설 속의 세계라면 더더욱 그런 법이죠. 그래서인지 셜록 홈스와 같은 명탐정들은 어딘가 염세적이거나 인간에 대한 애정이 조금은 결여된 캐릭터처럼 그려지곤 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속이는 세계 한복판에서 사람을 믿기란 쉬운 일이 아닐 테죠. 하지만 캐드펠 수사는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시선 언제나 인간에 대한 애정이 묻어납니다.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이 중요하다’라는 그의 철학은 추리 소설에서는 드문 ‘치유’의 감정을 느끼게 하죠.
“전쟁의 위협이 죽음의 그림자처럼 성과 마을에 드리웠다. 하지만 그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캐드펠 수사는 파멸과 전쟁보다는 삶과 생장 쪽에 마음을 쓰고 있었다.”
_『시체 한 구가 더 있다』 , 엘리스 피터스
캐드펠 수사는 사건을 해결할 때 늘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가끔은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큐피드 역할이나 사랑꾼을 자처하기도 하는데요. 수사 중 마주친 전 연인에게 “행복했소?”라고 물어보며 젊은 날 강렬했던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날카롭고 맹렬한 서스펜스 속에 군데군데 숨겨진 사랑은 추리 소설을 읽으며 흐뭇한 웃음을 짓게 하는 신기한 경험을 선사하죠. 이런 남녀 간의 사랑을 넘어서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서는 인간 자체에 대한 애정도 느낄 수 있습니다. 결혼 행렬을 구경하는 무리에서조차 격리된 나환자들을 보며 캐드펠 수사는 ‘불행하다고 해서 최소한의 자유조차 누리지 못할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탄식하며 안타까워합니다. 각 권마다 맹렬한 추리 속에 어떤 모양의 사랑이 숨겨져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이 시리즈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일 것 같습니다.
“맑고도 성스러운 사랑 아니겠습니까?” 캐드펠은 사랑이란 어떤 용서나 변명도 필요 없는 감정이자 스스로를 정화시키는 힘이라 생각했기에, 그러한 표현이 자신에게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_『수도사의 두건』 , 엘리스 피터스
두 번째 키워드
: 작가의 삶을 녹여낸 추리 소설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작가의 삶을 녹여낸 소설이라는 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그만큼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집필했다는 의미이고, 두 번째로는 엘리스 피터스 자신의 삶을 담고 있다는 점이죠. 엘리스 피터스는 46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작품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작가가 60대 중반부터 18년간 집필한 책이죠.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한 아이가 태어나 청소년으로 자라는 기간 동안 쓰는 일. 어떤 마음일지 상상이 가시나요? 작가가 이렇게나 캐드펠이라는 인물을 사랑하는 이유는 자신과 가장 닮아서일지도 모릅니다.
작가는 실제로 화학 조교와 약 조제사로 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요. 캐드펠 수사도 이와 비슷한 허브와 약초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캐드펠 수사는 자신이 전 세계를 돌며 모은 이국적인 허브를 기르고 이 허브들로 알약이나 연고를 만들어 마을 사람들을 돕기도 합니다. 또 캐드펠 수사는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며 해적을 격파한 과거를 숨기며 수도사로 살아가고 있는 캐릭터인데요. 이는 작가가 2차 세계대전 때 해군으로 참여했던 이력과 맞닿아 있습니다.
또한, 엘리스 피터스 작가는 2차 세계대전 후 체코에서 머물며 체코 시인들의 시집을 번역한 적도 있는데요. 이는 캐드펠 수사가 잉글랜드와 웨일스, 두 지역의 언어와 문화를 모두 이해하고 있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사건이 이어질수록 작가의 경험과 연륜이 얼마나 이 시리즈에 촘촘히 녹아들어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키워드
: 중세 영국을 완벽하게 재현한
역사 소설
역사 추리 소설의 특성상 생생한 배경은 큰 역할을 합니다. 역사적 설정에 결함이 보이면 몰입도나 흥미가 쉽게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미스터리를 가미한 역사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중세 영국을 치밀하게 재현합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배경은 중세 영국인데요.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슈루스베리는 캐드펠 시리즈 덕분에 관광 명소로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캐드펠 수사의 흔적을 따라 걷는 코스가 마련되어 있을 정도인데요. 실제 사진들을 보면 작가가 얼마나 중세 시대를 치밀하게 묘사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캐드펠 수사의 허브 밭부터 수도원, 사람들로 북적이는 중세 영국의 시장까지. 책을 펼치는 순간 캐드펠 수사가 있는 장소로 독자를 데려다 놓죠.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십자군 전쟁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영국의 왕권이 불안했던 시절을 다루고 있습니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는 다른 국가이자 지금과는 다른 시대이지만, 인간의 군상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느낄 수 있습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서 추하거나 악한 인물은 없습니다. 그저 어리석거나 불쌍한 한 인간일 뿐이죠. 캐드펠 수사조차 신처럼 초연한 인물이 아닌 불합리함에 화를 내고 아름다움에 탄복하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합니다. 아마 이런 캐드펠 수사의 성격 덕분에 이 시리즈를 계속 읽고 싶은 것이겠죠. 아직 여름휴가를 떠나지 못했다면 캐드펠 수사와 함께 중세 영국의 수도원으로, 축일장으로, 성으로, 허브 밭으로 함께 떠나보세요. 그러다 보면 역사와 추리를 모두 사랑하는 독자가 되어있을 겁니다.
해당 아티클은 북하우스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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