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경쟁에서 뒤쳐진 것 같을 때, 밀려드는 일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누군가를 잃게 되었을 때. 절망은 파도처럼 급작스럽게, 혹은 물에 잉크가 퍼지듯 서서히 우리 삶으로 흘러 들어옵니다.
미국의 시인 미야 안젤로우는 “사람들은 들은 말이나 했던 행동에 대해서는 잊어도,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시간이 지나도 남아있는 절망감을 안고 살아갈 수 밖에요.
그래서 우리는 때론 해소할 수 없는 절망감에 타인의 불행을 보며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위안을 얻는다면 우리는 불안함 속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킬 수도 있어요.
우리는 어떤 위로를 해야 해소할 수 없는 절망감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스스로를 걱정하는 시선에서 고개를 돌려 나처럼 힘든 이들 모두가 평안하길 바란다면 어떨까요. 저 또한 같은 목표를 가진 이에게 경계의 시선을 거두고 애정의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 고립감에서 벗어나 위로를 얻고 함께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번 호에는 흔들리는 우리에게 이러한 애정이 담긴 시선으로 문화예술이 전하는 ‘위로’를 모아봤습니다. 모르는 누군가가 얻은 깨달음을, 성과로 이야기할 수 없는 가치를, 흔들려서 더 아름답다는 사실을, 떠난 이들을 향한 멜로디를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