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 애니메이션이 어색하고 뻣뻣하다고 생각하셨나요? 디즈니는 회화의 상상력과 섬세한 기술력으로 우리의 어릴 적 기억보다 훨씬 더 훌륭한 움직임을 구현해 내곤 했습니다. 강인한 액션과 활기찬 군무가 돋보였던 디즈니 표 합창곡을 소개합니다!
<뮬란>
I’ll Make a Man Out of You
단호하고 날렵한 곡입니다.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입대한 뮬란이 군대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아직 전쟁 준비가 되지 않은 나약한 군인들을 ‘진정한 남자’로 만들어 주겠다는 장교 리 샹의 솔로곡으로 그의 굳건한 목소리가 매력적입니다. 활쏘기와 장대 돌리기는 물론 맨몸으로 높은 나무를 오르는 클라이밍까지. 고난도의 훈련이 생동감 있게 전개됩니다. 우아하고 결연한 중국식 전통 무술과 장대한 합창이 펼쳐지는 클라이맥스가 아름다운 씬입니다.
<포카혼타스>
Savages – Pt. 1 & 2
양분화된 혐오를 이렇게나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17세기 미국 버지니아주 원주민과 그곳을 개척하려는 영국 백인 간의 갈등을 그려낸 영화 <포카혼타스>에서 두 집단이 전쟁을 목전에 두고 부르는 증오의 단체곡입니다. 서로를 야만인(savages)라 칭하는 이 씬은 ‘더럽고’ ‘비천하고’ ‘사악하다’는 경멸의 표현만이 가득합니다. 칠흑 같은 밤, 화염 아래 칼을 갈며 내일의 살생을 준비하는 전사들. 붉게 트는 해를 배경으로 한 광활한 마지막이 인상적입니다.
<미녀와 야수>
The Mob Song
소수자를 향한 집단적 폭력과 배척을 그려내기도 합니다. <미녀와 야수>의 악당인 개스톤이 야수를 죽여야 한다며 사람들을 선동하는 곡입니다. 흉측한 외모를 가졌다는 이유로 야수를 난폭한 괴물 취급하며 마녀사냥하는 마을 주민들, 분노에 찬 표정으로 행진하는 모습은 인간의 광기 어린 군상을 보여줍니다. 그 거대한 광분만큼 웅장하고 폭발적인 합창이 인상적입니다.
<헤라클레스>
Zero to Hero
걸그룹 뮤직비디오만큼이나 화려한 안무를 자랑하는 씬입니다. 평범한 인간이던 헤라클레스가 괴물을 무찌른 뒤 인기 영웅으로 거듭나는 순간입니다. <헤라클레스>는 오케스트라와 성악 발성을 사용하던 여타 디즈니 노래와 달리 소울풀한 흑인 음악을 잔뜩 차용했던 작품입니다. 다섯 명의 여신들이 선보이는 칼군무와 경쾌한 팝 가스펠을 놓치지 마세요!
<타잔>
Son of Man
나무 넝쿨을 스케이드보드처럼 현란하게 타고 미끄러지는 야생의 청년. 디즈니 역사에서 손에 꼽을 역동적인 액션입니다. 우거진 밀림 속 타잔의 날쌘 움직임이 도드라집니다. 고릴라 무리에서 배제 당하던 인간 꼬마가 정글에 적응하고 동화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영국의 전설적인 드러머 필 콜린스의 청량한 보컬이 타잔의 성장을 응원하는 곡입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따뜻한 서사와 기발한 미술, 그리고 훌륭한 음악이 갖춰진 한 편의 뮤지컬입니다. 주인공의 아리아와 유명한 주제곡 외에도 신선하고 독창적인 곡들이 가득합니다. 오랜만에 디즈니표 2D 애니메이션 한 편은 어떠신가요?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음악과 짜릿한 액션을 관람하게 될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