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초록 물결에 마음을 내맡기고 크게 심호흡하고 있는 한빈입니다.
ANTIEGG 독자분들 중에는 이 초록빛 계절을 사랑하는 분들이 많을 테지요. 여름의 중턱으로 들어가기 전 여린 연둣빛 나뭇잎들이 찬란한 햇살 아래 반짝이는 풍경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자연이 시간의 파고에 몸을 맡기고 유유히 성장의 속도를 맞추는 모습을 신비로운 기분으로 지켜보는 날들입니다. 저는 한가로운 어느 오후, 제 방 창가에서 보이는 나무들이 바람결에 몸을 맡기며 춤추고 있는 초록 황홀경을 훔쳐보며 이 글의 서두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회색 건물들을 헤집는 일상을 견디다 콘크리트 세상에 간헐적으로 심어진 나무 몇 그루를 바라보면서도 자연의 본질을 이만큼 감각하게 되는데요. 자연 속에서 오롯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다른 존재들은 어떤 날들을 보내는지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문득 나를 돌보지 못해 지치는 계절에는 심신의 안정을 취하는 법을 가르쳐 주거나 직설적인 위로를 건네는 책들보다는 이 또한 지나간다고, 나에게만 닥치는 듯한 불행 역시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잠잠히 일러주는 자연에 몸을 맡기는 것이 더욱 진한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자연 세계를 이루는 구성원들이 생존하는 방식과, 변덕스러운 우리와는 달리 올곧은 자연 순리의 법칙이 안겨주는 깨우침에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