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은 모르는
보석 같은 월드뮤직

국경과 시대를 넘나드는
음악 유튜브 채널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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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던 플레이리스트가 지겨워질 때, 평소에 듣던 음악이 아닌 새로운 장르를 탐험해 보고 싶어질 때, 다들 있으시죠? 취향을 기반으로 음악을 추천해 주는 알고리즘은 실패하지 않을 제안을 합니다. 다만 나의 취향 바깥의 영역을 탐험할 기회는 줄어들죠. 이번 글에선 국경과 장르를 넘나들며 음악을 디깅히고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세 개의 유튜브 채널을 소개합니다. 유튜브 채널에 대한 소개와, 그들의 채널에서 필자가 발견한 보석 같은 음악을 함께 소개할게요.


My Analog Journal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터키 출신 프로듀서 잭 에를랏(Zag Erlat)은 터키 음악에 관한 콘텐츠에 갈증을 느꼈고, 터키 음악 중심으로 디제잉 하는 영상을 직접 올리기 시작합니다. 2017년에 시작된 그의 유튜브는 이제 90만 명의 구독자를 지닌 채널로 성장했고, 터키를 넘어 다양한 문화권의 음악을 수집하여 사람들에게 소개합니다.

동영상 출처: My Analog Journal 공식 유튜브 채널

첫 번째 음악으로 그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인 터키 음악, 그중에서도 1960년대 터키 록을 중심으로 플레이한 영상을 소개합니다. 식물과 커피, 따뜻한 색의 조명이 있는 방에서 디제잉을 하고 바이닐을 고르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긴장을 풀고 함께 여유를 즐기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동영상 출처: My Analog Journal 공식 유튜브 채널

에를랏은 자신이 수집한 음악을 소개하는 걸 넘어, 전 세계의 디제이들을 초청해 그들이 수집한 음악을 플레이하게 합니다. 폭넓은 취향의 세계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이 새로운 음악과 문화를 발견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죠. 필자는 그가 초대한 디제이 중 특히 밀리 맥키(Millie McKee)의 플레이를 좋아합니다. 재즈와 사이키델릭 사이를 아우르면서도 자신만의 뾰족한 취향으로 통일감 있는 플레이리스트를 보여줘요.


YOUTUBE : My Analog Journal
INSTAGRAM : @MyAnalogJournal


2666 The Art of Listening

‘듣기의 기술’이라는 그 이름만큼이나 폭넓은 음악을 소개하는 채널입니다. 시대로는 1960년대부터 현재 발행되고 있는 음악까지, 지역으로는 북유럽부터 아프리카, 아랍이나 아시아권까지 다양한 음악을 발굴하며 청자들에게 국경을 넘나드는 경험을 제공하죠. 장르에도 경계를 두지 않습니다. 재즈, 전자음악, 힙합, 문화권별 전통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이 채널에서 발견할 수 있어요.

동영상 출처: 2666 The Art of Listening 공식 유튜브 채널

위 채널에서 필자가 발견한 음악 중 최근 가장 많이 들은, Nes의 [Ahlam] 입니다. 프랑스계 알제리인 가수이자 첼리스트인 네스린 벨모크(Nesrine Belmokh), 프랑스 첼리스트인 마티외 사글리오(Matthieu Saglio), 스페인의 전통 타악기 연주자인 데이비드 가데아(David Gadea)가 모여 결성한 Nes는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 음악적 뿌리를 그들만의 색깔로 녹여내요.

앨범명 ‘Ahlam’은 아랍어로 꿈을 의미합니다. 전통 아랍음악과 플라멩코, 재즈, 팝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이 음악은 문화와 언어의 경계를 허물며 꿈결 같은 사운드를 들려줘요.


YOUTUBE : 2666 The Art of Listening


RarestRecords

레어리스트 레코드는 1960-70년대에 발매된 사이키델릭, 프로그래시브, 포크, 글램 록을 주로 소개합니다. 음원 사이트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희귀한 앨범을 수집하고 녹음하며 시청자들에게 소개하죠.

레어리스트 레코드만의 특징은 소개한 앨범의 현재 거래가도 함께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가격은 레코드 뒤에 숨어있는 이야기와 그 가치를 직관적으로 보여주죠. 각각의 레코드가 왜 이런 가격에 거래되는지, 앨범 발매 당시의 정황 등 다양한 이야기를 더보기 란에 적어두니, 함께 읽어보면 음악을 듣는 재미가 배가 될 거예요.

동영상 출처: RarestRecords 공식 유튜브 채널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바시티 버니언(Vashti Bunyan)의 데뷔 앨범 [Just Another Diamond Day]입니다. 버니언은 1970년에 이 앨범을 발매했지만 흥행에 실패했고, 낙담하여 음악 활동을 그만둡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 음악 마니아들에 의해 발굴되었고, 큰 인기를 얻게 됩니다. 3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역주행으로 버니언은 다시 음악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죠.

앨범 발행 당시의 흥행 실패로 몇 장 남아있지 않은 버니언의 데뷔 앨범의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레어리스트 레코드는 이 바이닐의 가치가 1200유로 이상, 한화로 약 170만 원 이상이라고 말합니다. 가격을 알고 나니 유튜브를 통해 희귀한 바이닐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값지게 느껴지네요.


YOUTUBE : RarestRecords


필자는 알고리즘의 굴레에 빠진 느낌이 들 때면, 유튜브를 켜고 위 채널들을 찾습니다. 그리고 각 채널에 올라온 모든 음악을 하나씩 눌러보죠. 물론 마음에 드는 음악을 찾는 데 실패할 때도 많습니다. 취향에 맞지 않는 음악 사이를 몇 시간이고 헤매다 보면 꽤 지치기도 하죠.

그럼에도 위 채널들은 몇 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찾습니다. 새로운 장르를 탐험하고 좋은 음악을 발견하는 일은, 알고리즘에 일임하기엔 너무도 큰 즐거움이라서요. 모험을 위해 꼭 먼 길을 떠날 필요 있나요. 폭넓은 음악의 세계를 유영하며 나의 취향을 발견하는 일도 충분히 모험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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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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