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프로듀서 250은
‘뽕짝’에 빠져있다

전혀 다른 장르를 오가며 혼을 빼놓는 사람
250의 ‘뽕’을 찾아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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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K-POP에 새로운 파도를 불러온 이들이 있습니다. 여름과 어울리는 청량한 이미지, 순수하고 맑은 눈빛, 힘찬 춤과 트렌디한 무대. 모든 게 완벽했던 이름, 뉴진스입니다. 이들의 음악은 프로듀서 250(이오공)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Attention, Hype Boy, Ditto 등 그의 음악은 놀라울 정도로 연이어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습니다. K-POP 분야에서 이보다 더 트렌디해 보일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전혀 뜻밖의 장르를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트로트, 일명 ‘뽕짝’입니다.

250은 장난으로 뽕짝을 다루지 않습니다. ‘뽕의 정서’를 진지하게 이해하고 전달하기 위해 4년 넘게 깊이 몰입해 탐구하고 음악 작업을 지속해왔습니다. 이러한 연구로 탄생한 앨범 [뽕]은 2023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반, 올해의 음악인 등 4관왕을 수상하기에 이릅니다. 대체 250은 K-POP과 뽕짝, 어떻게 이리도 다른 장르를 함께 선보이게 되었을까요? 필자 또한 250의 무대를 직접 경험하면서, 걸그룹 f(x)의 음악과 트로트를 자유롭게 믹싱하는 모습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들을수록 궁금해지는 250에 대해 탐구해 보기로 합니다.


250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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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이미지 출처: BANA

250은 본명인 이호형과 유사한 발음의 숫자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힙합동아리에서 활동을 하고, 이태원을 주 무대로 프로듀서 크루에 들어가 DJ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힙합 레이블 BANA에 합류해 이센스 등 힙합 뮤지션과 함께 작업을 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250은 힙합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K-POP 장르와 접목해 새로운 음악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NCT 127, ITZY, 보아 등 다양한 아이돌과의 작업으로도 유명세를 얻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뉴진스의 음악들도 탄생한 것이죠.

그는 음악을 많이 듣고 분석했던 시간 덕에 사랑받는 음악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감으로 곡을 만들기보다는 다양한 음악을 계속해서 듣고, 음악이 좋았던 순간을 기억하고 왜 좋았는지를 스스로 분석해 기록한다고 합니다. 이후 그 좋았던 점을 사운드 소스와 섞으며 재미있게 노는 것이 곧 본인의 작업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사뭇 다른 음악으로 느껴지는 뽕짝에 대한 관심 또한 이러한 작업 방식과 관련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뽕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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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이미지 출처: BANA

250은 샘플링 작업에 매료되었다고 합니다. 이 작업은 하나의 곡을 위해 직접 뮤지션이 녹음을 하는 작업과는 다릅니다. 서로 전혀 관계없는 장르의 목소리들, 소스들을 골라서 편집하고 새로운 음악으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쪼개고 조합하고 늘렸다 붙이는 자유로운 작업에 빠진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선 소스를 발굴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예상치 못한 조합으로 빚는 음악에 관심을 가진 그이기에, 뜻밖의 소스들을 찾기 위해 힘썼을 것입니다. 그렇게 그는 한국 고유의 장르인 뽕짝을 발견합니다. 뽕짝을 믹싱한 음악은 완전히 새로웠고, 활용할 수 있는 소스도 한가득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몰입하게 됩니다.

뽕을 찾아서
뽕을 찾아서, 이미지 출처: BANA TV

트로트라고 하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즐기는 음악, 트렌디한 음악과는 거리가 한참 먼 것, 촌스럽고 옛 음악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250은 트로트 그리고 뽕 하면 떠오르는 이러한 촌스러움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근간을 찾기 위해 깊이 몰입합니다. 앨범 [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뽕을 찾아서>에서 그는 뽕짝을 만들고 즐기는 사람들을 찾아갑니다. 뽕짝 장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몽키매직’의 이박사를 비롯해 <아기공룡 둘리>의 주제가를 부른 오승원을 찾아갑니다. 뽕짝에 맞는 춤을 배우기도 하고, 뽕짝을 즐기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길고 본격적인 탐구 끝에, 한국의 음악 트로트를 힙합,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와 접목합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도, 어린 사람도 자연스럽게 몸을 흔들고 싶게 만드는 그만의 음악이 탄생합니다.


뽕에 열광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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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이미지 출처: BANA

250의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작업이 담긴 [뽕]은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고유한 예술성으로 한국대중음악상 4관왕 수상은 물론 해외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음반으로도 선정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뽕]의 여정이 담긴 영상으로도 주목을 받습니다. 다큐멘터리 <뽕을 찾아서>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대되어 아티스트 토크까지 진행하게 됩니다. 앨범의 타이틀 싱글인 ‘뱅버스’의 뮤직비디오는 여러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고, 인도 영화제에서 최우수 뮤직비디오 상을 받기에 이릅니다.

무엇에도 비유하여 말하기 힘든 독보적인 그의 음악은 직접 듣고 춤을 출 때 이해하게 됩니다. 국내 최대 락 페스티벌인 펜타포트, 강원도 철원에서 평화를 노래하는 페스티벌 DMZ 피스트레인 무대에서 만난 250은 그야말로 놀라웠습니다. 특히 DMZ 피스트레인 당시 토요일 밤 12시,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 그는 본 조비부터 송대관, f(x)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음악을 자유자재로 선보였습니다. 그의 음악 바탕에 깔린 ‘뽕의 정서’에 푹 빠져 처음 보는 이들과 마음껏 춤을 추는 모습, 250의 무대에서만 가능했습니다.

최근 최대 미술 축제인 키아프, 프리즈와 연계한 행사에서도 250을 볼 수 있었습니다. 크립토 아트 페스티벌에 250이 등장했습니다. 누구나 마음속 깊은 곳에 뽕이 주는 리듬감, 한의 정서가 있기에 다양한 사람이 모이는 큰 축제에 등장해 공감과 즐거움을 주는 모습이었습니다.


INSTAGRAM : @250official


250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나에 그치지 않고 자유롭게 여러 장르를 오가는 모습에서 특유의 쾌감이 느껴집니다. 동시에 음악 장르에 대한 편견을 지우고 음악 그 자체에 귀 기울이게 합니다. 트로트는 꼭 옛사람들만이 즐기는 것일까요? 촌스럽게 느껴지는 트로트를 가장 트렌디한 장르로 새롭게 만들어냈습니다. 나아가 촌스럽다고 나쁜 것도 아니며, 그 자체의 멋을 즐길 줄 알게 만듭니다. 트로트가 주가 되는 시대를 살지 않았더라도, 트로트 고유의 박자와 리듬에 자연스레 춤을 추게 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한국인이라면 나이 불문, 성별 불문, 누구나 춤추게 하는 뽕짝이야말로 진정한 K-음악의 정수가 아닐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이처럼 250의 작업은 더 넓은 시야로 음악의 세계를 바라보고 즐길 수 있게 합니다. 트로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예술 또한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선입견과 편견으로 그 안에 잠재된 예술성과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적은 없는지,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이제는 더 많은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투명한 마음으로 250과 함께 춤을 춰보는 건 어떨까요?

  • 씨네21, BIFAN #4호 [기획] ‘뽕을 찾아서’ 250 프로듀서와의 만남, “뽕짝은 슬픔이다”(2023.07.02)
  • 스타뉴스, ‘뽕’ 250의 아이돌은 프린스였다 [윤상근의 맥락](2023.03.10)
  • 한국일보, 프로듀서 250 “새 앨범 제작 중…놀이하듯 작업” [HI★인터뷰②](2023.03.16)
  • 이즘, 250(이오공) 인터뷰(20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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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마음.
삶을 깨트리는 예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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