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ANTIEGG 서하입니다.
매년 이맘쯤이면 어수선하고 싱숭생숭한 감정에 사로잡힙니다. 마치 졸업식이라도 앞둔 사람처럼 말이에요. 여전히 일기장에 숫자 3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고, 마침표를 찍지 못한 부스러기 같은 작년의 상념을 습관처럼 곱씹습니다. 몸도 생각도 느릿하게 흘러가는 걸 보면 아직 겨울의 한가운데 머물러 있나 봅니다.
어쩌면 이 머뭇거림은 2월이 헤어짐을 마주하는 달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헤어짐은 곧 새로운 시작이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겨울의 끝자락은 봄의 초입이고, 졸업은 새로운 출발이기도 하니까요. 매섭게 살을 에는 추위와 앙상한 가지만 남은 삭막한 회색빛 풍경도 결코 영원하지 않겠죠. 캄캄한 새벽이 지나면 언제나 아침이 밝아 오듯, 그렇게 봄은 오겠지요.
다가올 봄, $%name%$님은 어떤 씨앗을 심고 싶나요? 저는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열매를 심으려고 합니다. 그렇게 미처 놓아주지 못한 과거와 작별하고, 달라질 스스로를 향한 기대감을 틔우며 텃밭을 일구다 보면 문득 깨닫게 되겠죠. 그토록 바라던 봄이 거짓말처럼 찾아왔다는 사실을요.
ANTIEGG의 열여섯 번째 플레이리스트는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산뜻한 리듬의 곡으로 구성했습니다. 잔잔한 평화가 깃든 멜로디와 함께 다가올 봄을 향해 한 걸음씩 천천히 내디뎌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