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이 있나요? 집에 오랜 시간 머무는 필자는 좋아하는 오브제에 시선이 닿을 때마다 ‘저거 참 잘 샀지’ 생각에 슬며시 기분이 좋아집니다. 선반 위에 가지런히 놓인 트레이, 좋은 음식을 담아 먹고 싶은 그릇들, 커피는 핑계고 사용이 목적인 컵 등. 집에 있는 작은 조형물들은 저마다의 존재감으로 일상을 아름답게 장식하지요. 이번 시간에는 자신의 ‘쓸모’를 넘어 멋진 오브제로 활약하고 있는 세라믹을 모았습니다. 이 작은 점토들은 사소한 순간까지도 기억하고 싶은 찰나로 탈바꿈시켜 줄 거예요.
미도 스튜디오
분재에 관심이 커진 무렵, 좋아하는 식물 상점에서 미도의 화분을 처음 만났습니다. 초록과 어우러진 미도의 선은 그야말로 숲을 한 숟갈 푹 떠서 옮긴 것만 같았죠. 외관만 봤을 때 용도를 가늠할 수 없는 디자인은 ‘식물을 위한 오브제’로 이름 지어져 있었고, 그와 걸맞게 식물을 담았을 때 더할 나위 없는 합을 이루는 모습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소재의 특성을 적극 활용한 불규칙한 선과 뭉그러진 색 표현은 미도만의 아이덴티티가 부각되는 요소입니다. 미도의 아름다운 세라믹은 구매는 물론 작가가 운영하는 클래스를 통해 직접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라이크 어 클레이
대구를 기반으로 한 세라믹 브랜드 중 정갈한 멋이 도드라지는 라이크 어 클레이. 이름처럼 찰흙으로 빚은 듯한 곡선과 무채색으로 이뤄진 세라믹 오브제를 선보입니다. 이들의 제품은 한 폭의 수묵화를 닮아 있어 가만히 바라보면 어떤 고요함이 느껴지지요. 특징적인 부분으로는 구조의 변주로 용도의 스펙트럼을 넓힌 제품이 많다는 점. 그 중 도자기 수반 ‘포르테 플라워(PORTE-FLOWER)’는 뚜껑 부분에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음으로써 꽃을 꽂을 수 있게 만든 제품입니다. 이 밖에도 컵을 변형한 티포트, 그릇을 변형한 인센스 홀더 등 담백하면서도 효율적인 세라믹 제품이 준비돼 있어요.
혜원 세라믹
작가의 독특한 화풍이 담겨 매력적인 컵과 접시들, 혜원 세라믹을 소개합니다. 혜원 세라믹 공식 인스타그램 속 브랜드를 소개하는 문구 ‘대부분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처럼, 혜원 세라믹에는 오랜 시간 곁에 두고픈 세라믹 오브제로 가득합니다. 강렬한 첫인상, 그림 속 재미난 요소들 덕분에 컵과 그릇 앞에 멈춰 가만히 관찰하게 되지요. 작가는 세라믹에 파라솔과 와인잔을 그리고, ‘나는 바다를 좋아해’라는 문구를 적기도 하며, 주황색 물고기를 새깁니다. 취향을 어떤 오브제로 보여줄 수 있다면, 혜원 세라믹은 근사한 심볼이 될 거예요.
램 스튜디오
특별한 영감을 불어넣어줄 오브제를 찾고 있다면 램 스튜디오를 눈여겨보세요. 램 스튜디오는 패브릭 포스터, 블랭킷, 세라믹 등 감각적인 비주얼이 돋보이는 오브제를 전개합니다. 그중 세라믹 라인은 균일하지 않은 표면과 투박하지만 색다른 매력을 풍기는 제품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램 스튜디오의 아이코닉 디자인은 바로 손잡이의 일부가 컵의 윗면으로 올라온 형태. 일반적인 컵보다 볼이 넓은 편이라 음료나 음식은 물론 식물을 담기에도 좋습니다. 화분으로 활용한 비주얼 컷처럼, 녹색 잎과 함께라면 공간에 임팩트를 부여하기 더할 나위 없지요.
메이크 어 포터리
동그란 볼이 이어지는 손잡이, 다채로운 컬러의 머그잔을 본 적 있나요? 이 제품의 이름은 ‘비즈아치머그’. 4년 전 세라믹 클래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을 전개하는 메이크 어 포터리의 작품이죠. 아름다운 색감과 동글동글한 쉐입, 귀여운 세라믹 오브제를 선보이며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브랜드입니다. 몇 개의 아이코닉 제품들은 공식 홈페이지에 업로드되자마자 빠르게 품절되는 일이 비일비재할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기도 하지요. 최근 더현대에서 진행한 팝업 스토어 역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고 합니다.
주소: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로150길 76-12 1층
영업 시간: 매일 14시~19시
INSTAGRAM : @make.a.pottery_official
공예 작품이라고 하면 위상이 대단해 보이지만, 그저 그릇과 컵이라고 하면 단순히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생활용품처럼 느껴지죠. 하지만 근래 등장하는 세라믹 제품들은 작품과 생활용품이라는 경계를 타파합니다. 용도에 걸맞게 사용성이 최적화돼 있으면서도, 충분히 특별하고 아름다우니까요. 눈이 닿는 공간에 감상을 위한 오브제를 준비해 보세요. 우리는 일상에서도 예술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