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서울의 진짜 얼굴

문화콘텐츠 속 다양한 서울
우리가 사는 서울의 진짜 얼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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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인구 밀도, 20대의 상경 등… 실제 서울의 모습은 영화, 드라마 등의 문화콘텐츠에서 재탄생 되며 다시 서울의 이미지를 공고히 한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 콘텐츠들을 통해, 서울이 어떤 모습으로 이야기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문화콘텐츠와 도시의 관계
한류와 서울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속 서울
이미지 출처: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한류(韓流)는 한국의 대중문화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는 문화적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로, 한류의 시작과 역사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 중심에 ‘드라마’가 있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사실이다. 2002년 방영되어 배용준을 ‘욘사마’로 만들어 준 드라마 <겨울연가>는 일본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다. 실제로 그 해 수많은 일본인 관광객이 겨울연가 촬영지를 방문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 후에도 <별에서 온 그대>, <사랑의 불시착>, <도깨비>, <오징어게임>, <이태원 클라쓰> 등 여러 드라마가 글로벌 히트를 기록하며 드라마 속 배경인 한국, 그 중에서도 서울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서울 속 횡단보도 건너는 사람들
이미지 출처: Unsplash

서울관광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방문객은 전년 대비 248% 증가했다고 한다. 2021년 11월까지 관광정보센터를 방문한 이는 약 80만 명에 불과하지만 2022년에는 같은 기간 동안 약 198만 명이 방문해 2.5배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한국 관광을 장려하기 위해 K팝·K콘텐츠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화, 드라마 속 배경이 도시의 이미지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화콘텐츠가 도시에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이에 서울은 ‘서울스토리 드라마 공모전’을 개최하며 서울을 배경으로 한 웹드라마를 제작해 서울의 고유한 감성과 풍경을 알리고자 했다. 서울은 콘텐츠 속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기회의 땅에서 신데렐라의 성까지

드라마 <패션 70s>, <천국의 계단> 스틸컷
이미지 출처 : 드라마 <패션 70s>, <천국의 계단> 스틸컷

서울은 빠른 시간 동안 근대화된 도시다. 드라마 <패션 70s>은 전쟁의 아픔이 채 가시지 않은 70년대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이 가졌던 꿈, 사랑, 욕망을 다루고 있다. 드라마 <자이언트>도 강남 개발을 다루며 급진적인 변화를 겪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 두 드라마에서 서울은 ‘기회의 땅’으로 묘사된다.

이후 서울은 ‘한국판 신데렐라’의 배경이 됐다. 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 대부분은 재벌 2세와 평범한 여성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는 대사로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천국의 계단’은 첫사랑과 조우한 재벌 2세의 순애보를 섬세하게 다뤘다. <천국의 계단> 속 많은 장면은 남자주인공이 소유한 것으로 묘사된 롯데월드에서 촬영되었으며, 롯데월드 매출은 천국의 계단 방영 후 110%나 증가했다.

<파리의 연인>, <내 이름은 김삼순> 등 재벌 2세와의 사랑 이야기가 큰 사랑을 받으며 가상의 입헌군주제를 배경으로 왕세자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궁>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서울은 기회의 땅에서 ‘왕자’가 사는 ‘신데렐라의 성’으로 자리 잡았다.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서울의 ‘계층’

이후 드라마는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 눈을 돌린다. 이른바 ‘재벌 2세와 캔디’의 러브스토리를 극대화하기 위해 서울의 ‘계층’을 나누는 데 집중한 것이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 <상속자들>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로, 두 드라마에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라는 단어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이는 평범한 주인공과 학교 안 아이들의 ‘계급’을 명확히 하기 위한 명칭이다. 두 주인공이 사는 공간을 번갈아 보여 주는 것도 서울의 계층을 공고히 하기 위한 장치이다.

1) 왕족이 등장하는 <청담국제고등학교>

드라마 <청담국제고등학교>
이미지 출처: 드라마 <청담국제고등학교>

최근 방영된 <청담국제고등학교>는 ‘금수저’ 아이들의 탈선과 이를 목도하는 가난한 주인공의 대립을 다루고 있다. 드라마 <청담국제고등학교>는 ‘흙수저’와 ‘금수저’를 규정하고 계급화하기 위해 ‘청담’이라는 지역에 권력을 부여한다. 드라마의 첫 화에서 ‘금수저’ 아이들이 수백에서 수천에 달하는 물건을 아무렇지 않게 결제하는 모습과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번갈아 등장한다. 학교 폭력에 휘말린 백제나가 “여기가 귀족 학교면 나는 왕족인데, 그것도 몰랐어요?”라고 말하는 장면과 가짜 ‘금수저’ 흉내를 내는 김혜인에게 “금수저냐, 차상위계층이냐” 추궁하는 아이들의 대사도 대비된다.

청담이라는 지역은 아이들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청담 밖의 아이들에게 “가난은 죄”라는 이야기를 몇 번이고 반복한다. 화려함으로 무장한 <청담국제고등학교>는 속 서울의 역할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2) 사교육 1번지 속 ‘평범한’ 서울 사람들, <일타스캔들>

드라마 <일타스캔들>
이미지 출처: 드라마 <일타스캔들> 캡쳐

같은 고등학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드라마 <일타스캔들>의 접근은 다르다.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과 견제 속에 존재하는 연대와 애정에 집중한다. 까칠한 일타강사 최치열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옛 제자를 잊지 못하고, 의대반에서 억울하게 퇴출당한 남해이에게 먼저 과외를 제안한다. 이른바 ‘대치동 엄마’와 ‘대치동 키즈’ 캐릭터를 통해 경쟁을 강조하면서도 아이들이 부모의 직업, 계층과 관계없이 서로에게 기대고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타스캔들> 속 대치동은 경쟁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곳’이다. 밥을 못 먹는 최치열을 위해 도시락을 싸는 남행선, 놀이터에 앉아 서로를 위로하는 남해이와 이선재의 모습에 수많은 이들이 동화된 이유도 이와 같다. 그동안 미디어에서 그려진 서울과 다른 모습이지만, 역으로 ‘우리가 사는 서울’과 가장 닮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불야성으로 비유된다. 실제로 서울 어디에서든 불이 꺼지지 않는 높은 고층 건물을 볼 수 있다. 누군가는 서울 사람들을 ‘웃지 않는 사람들’이라 설명한다. 출근길 지하철에 마주친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그것도 맞는 말이다. 이처럼 서울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존재하지만, 가끔 궁금증이 인다. 정말 그게 전부일까?

‘서울’이라는 단어와 수많은 이미지 속에 숨어있는 또 다른 서울과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그래서 더 다채로운 서울이 되기를 바라본다.

  • 서울사랑,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온다! 달라진 서울, 더 달라진 서울 관광, (2023.01)
  • 머니투데이, K컬처 열풍과 외국인 관광객 3천만 시대우보세
  • 아주경제, [웹드 열풍] 서울시가 만든 웹드라마 ‘한류 맥 잇는다'(2018.09.06)
  • 헤럴드경제, 화제만발 ‘천국의 계단’ 종영(2004.02.06)
  • 허프포스트코리아, “금수저냐, 차상위계층이냐?” 과거와는 달리 ‘가난이 죄’라는 인식 심어주는 오늘날의 드라마들(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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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영

예술, 사람, 그리고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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