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보다 더 오래 머무는
‘일의 공간’ 철학

스페이스베이스가
만드는 일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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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베이스 오피스 전경
스페이스베이스 오피스 전경, 제공: 스페이스베이스

모든 브랜드가 저마다의 철학이 있지만, 가끔은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만든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사실 하늘에서 천명하듯 메시지를 주는 것이 아니기에 어느 정도 이해되는 것도 사실인데요. 오늘 소개할 스페이스베이스는 특별하게도 본인들이 가진 철학이 분명하고 꽤 오래 전부터 이에 대한 확신을 가진 팀이었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하루 중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이 천국같이 느껴지길 바라는 마음에 명확한 목적성을 갖고 공간을 설계하고 있는데요. 그들이 가진 3가지 철학을 주제로 스페이스베이스의 대표 디자이너 영은, 근희, 종희 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인터뷰이 김영은, 도근희, 이종희
인터뷰어 형운
사진 형운


당신이 집보다
오래 머무는 공간

Q. 스페이스베이스와 인터뷰에 참석하신 세 분의 디자이너들을 소개해주세요.

영은 대학에서는 조형학부 서양학과를 전공하면서 설치 미술에 몰두했었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쇼윈도 디스플레이와 뮤직비디오 미술 감독을 맡으며 실무 경험을 쌓았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인 개념이 아직 풍부하지 않았던 때, 미술 감독으로서 다양한 인테리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것이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의 전환을 이끌었습니다.

근희 실내디자인전공, 실무 14년차 현 스베 팀장입니다. 감사하게도, 조금은… 이름을 들으면 아시는 다양한 상업공간과 쇼룸을 주되게 작업해왔으며, 이 외에도 주거시설, 교육공간, 병원에 대한 경험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오피스 공간을 집중적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종희 실내건축학과를 졸업하고 2017년부터 근무하여 8년차가 되었습니다. 50평 이상의 주거 인테리어를 기본으로 하는 회사에 첫 실무를 시작하여, 병원, 오피스, 브랜드 팝업 메뉴얼, 전시 등을 경험하였습니다.

스페이스베이스 도근희 디자이너
스페이스베이스 이종희 디자이너

Q. 스페이스베이스는 어떤 공간을 만드는 곳인가요?

영은 젊은 기업들, 직원들을 배려하며 그들의 업무질을 높이고자 하는 기업들의 업무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세대와 함께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 기업들의 공간을 주로 만들고 있어요.

근희 맞아요. 수평적이고 협업이 잘 이루어지는 유연화된 IT 스타트업의 전반적인 공간 브랜딩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워낙 소통을 많이 하며 작업이 이루어지다 보니 협업에 유연한 클라이언트들이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종희 그런 기업들이 획일화된 기존 기업보다 유연한 근무 환경과 협업을 중시하죠. 젊은 기업일수록 저희가 제안하는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아요

Q. IT 스타트업의 공간이 특히 다른 점이 있었나요?

영은 보수적인 기업은 웃기게도 임원실 사이즈가 엄청 중요해요. 위치도 중요하고요. 근데 IT 스타트업은 공유되는 공간이 매우 중요해요. 직원들의 생태계를 고려하는 것 같아요. 자유롭게 움직이고 그 과정에서 계속 접점이 일어나야 하는데 보수적인 기업은 모든 것들이 단절되어 있죠.

웨이브 오피스 전경
웨이브 오피스 전경, 제공: 스페이스 베이스

Q.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파고들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영은 저는 확실한 것 같은데 일하는 것을 엄청 좋아해요. 실제로 오피스에 있는 시간이 하루 중 제일 길고요. 근데 가끔 사람들이 오피스보다 카페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할 때가 있잖아요. 왜일까 생각을 했는데 보다 자유롭고 억지스러운 업무 공간이 아니어서 그랬던 것 같거든요. 그래서 지금 내가 있는 이 업무 공간보다 훨씬 유연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믿게 되었어요.

종희 문화가 바뀌면 사람이 바뀐다는 확신이 있는 것 같아요. 스페이스베이스도 그런 케이스인데, 시끌시끌 일을 하다 보니 떠들다가도 업무 얘기가 가능하고 업무 얘기를 하다가도 떠들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와 같이 일하는 방식이 미래에 가장 선망받는 것이 아닐지 고민하게 되었고 공간 디자이너로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게 된 것 같아요.

Q. 일하는 공간이 가진 특별한 점들이 있을까요? 주거 시설과 상업 시설과 어떤 주안점이 다른지 궁금해요.

영은 회사의 대표는 모든 직원들에게 그 회사의 철학과 가치, 비전 그리고 함께해 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일일이 전달해 주지는 못하거든요. 그 일을 기업의 ‘공간’이 대신해주어야 해요. 일하는 공간의 디자인은 상업과 주거 공간에 비해 디자인적으로 주목받는 공간은 아니잖아요. 그저 매일의 나와 내 동료들의 성장을 지지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그 일환으로 우리 기업이 하는 일과 기업의 철학, 조직의 문화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죠.

근희 물론 업무 공간도 브랜딩과 문화가 드러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편의성이 많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집이 가장 편해야 한다는 관점도 좋지만, 오피스라고 불편해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 어쩌면 주거 공간보다 더 많은 기능을 해야 하는 곳이고 브랜딩도 극적으로 표현해야 해서 소재와 동선 등 주안점이 다른 것 같아요.

대학내일의 문화가 반영된 디자인, 제공: 스페이스 베이스
대학내일의 문화가 반영된 디자인, 제공: 스페이스 베이스
대학내일의 문화가 반영된 디자인, 제공: 스페이스 베이스

스페이스베이스가 믿는
가치있는 일

Q. 스페이스베이스가 굳이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은 이 분야를 누구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에요. 오피스 인테리어를 하는 회사들은 많지요. 다만 미래의 업무 환경까지 고려하며 만드는 회사는 드물 거예요. 그만큼 업무공간의 설계에 있어 저희만큼의 고민을 하는 곳이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희의 고민에 혹자는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하고 여길 수도 있겠죠. 그러나 현시점에 보다 더 앞선 제안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저희가 그다음 스텝까지 보고 있다는 증거일 거예요.

근희 다양한 공간을 만들고 있지만, 특히 업무 시설은 사용자에 주안점이 크게 맞춰진 공간이라 생각해요. 사무실이 더 이상 예전의 틀에 박힌 공간이 아니거든요. 다양한 성격의 공간이 집약되어 있기도 하고요. 카페이자 라운지이자 회의실, 나만의 방이 되기도 하죠. 사무실만이 가진 공간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점이 저희가 가장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아닐까 싶어요.

Q. 스페이스베이스가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고 들었어요. 소개해주세요.

영은 사람을 안아주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소비를 부추기고 빠르게 사라지는 공간이 아니라요. 한동안은 멋진 공간이 좋다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죠. 시각적 유희만을 좇는 유행은 자극적이고 강력하지만 정말 빠르게 변하더라고요.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소중한 애착과 추억들이 담길 수 있도록요.

근희 아무리 잘난 공간이어도 결국엔 사람이 들어갔을 때 최종 목적지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용자를 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늘 추구해요. 누가 봐도 번지르르한 공간이더라도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이 어우러지지 못한다면 좋은 공간은 아닐 거예요. 설계를 할 때, 전 그 공간의 모든 이용자가 되어보는데요. 이 공간을 이용하는 손님이 되어도 보고, 직원도 되어보고, 하다못해 청소하는 이모님, 택배 기사님도 되어보기도 하죠.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할 수도 있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모든 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해요.

Q. ‘우리가 하는 일이 가치있다’라는 확신은 큰 자신감이라고 들어요. 그렇게 확신하게 된 근거는 무엇일까요?

근희 저희가 작업한 공간이 언급될 때요. 업계 내에서 스페이스베이스의 공간들이 문화처럼 퍼져나가는 느낌을 받아요. 저희가 작업한 공간이 무조건적인 정답은 아닐 테지만, 업무 공간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죠.(웃음) 그만큼 다양성 및 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공간에 녹여낸 부분을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 기쁩니다.

종희 스페이스베이스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가시적으로 보일 때가 있어요. 완공 후 우리 회사는 이런 공간을 가지고 있다며 HR 마케팅에 사용하는 모습이나, 저희가 작업한 공간에서 즐겁고 행복한 업무 환경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죠. 작업했던 고객사에서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작업을 제안 주실 때에도 자부심을 느껴요.

Q. 스페이스베이스가 추구하는 가치가 온전히 실현되었을 때, 펼쳐질 세상이 궁금해요.

영은 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세상이요. 사람들이 ‘일’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만 인식하지 않았으면 해요. 저는 일하기 전까지 자주 공허했는데, 일을 시작하고 오히려 더 행복해졌거든요.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더 많은 사람이 일의 즐거움을 경험한다면 ‘일’이라는 단어도 오해를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일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올바른 업무 환경을 구축해 나가야겠죠.


모든 시작과 끝에 존재하는
스페이스베이스 팀

Q. 스페이스베이스 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영은 저희는 관리부, 공무부, 시공부, 설계부로 구성되어 있어요. 외부 협력사와 노무, 법무, 회계, 마케팅, 컨설팅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죠. 조직 구성에도 힘을 쏟는 편인데요. 사이트의 여러 부분을 단시간에 파악하여 설계하고 견적을 산출해야 하며 오래 견딜 수 있는 단단한 시공을 해야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려면 조직 전반을 관리하는 부서 역시 필요하죠.

Q. 각각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지 궁금해요.

근희 설계, 디자인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더불어 마감재에 대한 다양성을 팀원들과 공유하고, 스터디하는 작업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하고 새로운 마감재를 찾아 사용해 보고, 제안해 보고, 매칭하는 작업을 좋아해 그 부분을 팀원들과 심도있게 많이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종희 기획을 실현하는 기본설계 업무를 주로 담당해요. 각 팀이 원활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소통하는 일도 함께 하고요. 소통을 통해 디자이너들의 개개인에 맞게 역량 개발 및 업무 적응 및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역할 안에서 저의 주요한 목표인 것 같아요.

영은 저는 기획설계와 스타일링, 시장조사를 담당하고 있어요. 다른 분들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점은 시장조사일 텐데요. 좋은 인사이트가 있는 공간을 함께 방문해 체험하는 일은 다양한 방법과 기회를 탐색하는 과정입니다.

Q. 스페이스베이스만의 특별한 문화가 있다면?

근희 책상에 연구하기 보다 직접 발로 뛰고 눈으로 보고 입으로 대화해요. 새로운 곳, 좋은 전시는 늘 함께 가보고 좋은 부분, 아쉬운 부분, 궁금한 부분들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죠. 생각지도 못한 관점을 발견할 수도 있고, 좋은 인사이트를 소화해 작업에 녹여보기도 해요. 이것들을 저희 멤버들과 함께 나눈다는 게 특별해요.

영은 저희는 직급이 달라도 디자이너로 호칭하는데요. 이유는 직급보다 ‘디자이너’라는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의견은 수평적으로 결정은 수직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직급이 아닌 가장 최근 입사자를 막내로 여기는 것도 특이하지요. 선배들은 적극적으로 업무 적응에 도움이 될 정보와 내용을 전파하고 공유하고 있어요.

Q. 스페이스베이스 팀이 가진 꿈이 브랜드의 방향성과도 크게 연결이 된 듯 보여요. 지향하는 비전이 있나요?

근희 좋은 공간을 설계하기 위해서 우선 저희가 좋은 회사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회사 생활은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죠. 특히나 인테리어 업종은 고되고 힘든 일로 많이들 언급되지만, 늘 즐겁고 유쾌하게 일하려 노력해요. 시설이 좋은 공간은 수없이 만들 수 있겠지만 함께 일하는 팀원 간의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문화를 더해 공간을 제안하는 부분이 저희만의 비전이자 강점인 것 같아요.

스페이스베이스 오피스 전경
스페이스베이스 오피스 전경, 제공: 스페이스베이스
스페이스베이스 오피스 전경
스페이스베이스 오피스 전경, 제공: 스페이스베이스

Q. 앞으로의 스페이스베이스는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요? 그 궤적에 대해 미리 엿듣고 싶어요.

영은 기업의 시그니쳐 가구를 만들고 외부 조경에서부터 루프탑까지. 브랜딩이 드러나는 가치를 담은 작업을 해나가고 싶어요. 나아가 직원들에게 좋은 업무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하는 기업에게 첫 번째로 떠오르는 곳이 스페이스베이스였으면 좋겠어요.

근희 앞으로는 공간 브랜딩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부분에 대해 더 고심할 것 같아요. 넓게는 브랜딩, 가구, 건축 등과 협업해 저희 공간의 심도를 넓혀가는 부분도 좋은 방향성이라 생각해요. 기업이 좇는 가치가 있다면, 이 가치를 발현하기 위한 최선의 방식을 찾기 위해 협업해 나갈 거예요. 그 부분이 고객사와 스페이스베이스 사이에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클로버추얼 오피스 전경
클로버추얼 오피스 전경, 제공: 스페이스베이스

확고한 의도를 가진 공간은 그 자체로 일관된 경험을 선사합니다. 만약, 우연을 의도했다면 계획된 우연이었겠죠. 그럴 때마다 공간의 사용자는 의식과 무의식을 오가며 공간 설계자의 의도대로 경험을 쌓게 됩니다. 그 경험이 지속되면 이 공간에 대한 편안함을 만들어내죠.

스페이스베이스는 이러한 의도가 명확한 공간 스튜디오입니다. 분명히 본인들이 실제로 경험하고 뜻한 바를 작업물로 만들기 때문에 누구보다 내가 사용한다는 관점에서 만들고 있죠. 그들만의 유쾌한 문화와 유연한 태도는 일하는 사람을 위한 공간의 미래를 제시하는 듯합니다. 우리는 보다 더욱 진보적으로 사고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스페이스베이스의 공간들을 예의주시하며 그들이 앞서 제시하는 ‘일하는 공간’의 미래를 엿보는 건 어떨지요.


WEBSITE : 스페이스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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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운

현실을 지배하는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원칙'을 추구합니다.
ANTIEGG 만들고 있는 형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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