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성소수자 인권의 달 프라이드 먼스입니다.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라는 명칭은 성소수자 운동가 브렌다 하워드의 애칭 ‘긍지의 어머니(Mother of Pride)’에서 유래했습니다. 브렌다는 1969년 6월, 스톤월 시위 1주년을 기념해 행진을 기획했고, 그 행진이 프라이드 퍼레이드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죠. 퍼레이드에는 긍지 높고 아무 의심 없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참여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경계 없는 사랑을 노래하는 프라이드 먼스를 기념해 국내 퀴어 로맨스 소설 4권을 소개합니다.
『오, 사랑』
『오, 사랑』은 처음 사랑을 시작하는 두 소녀의 성장 이야기로, 제1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입니다. 소설은 사랑을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순수한 감정으로 그립니다. 새로운 가족을 만나러 가는 둘의 여정을 통해 자기 발견과 내면의 성장을 대해 보여주고 있죠. 소설의 스토리는 크게 퀴어 서사와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나뉘지만, 두 이야기의 목적은 같습니다. 모든 사랑은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아름답다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지』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지』는 젊은작가상, 문학동네대학소설상부터 독립출판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이들까지, 작가 여덟 명의 작품을 한데 모은 책입니다. 한국퀴어문학종합플랫폼인 무지개책갈피가 엮고 출판사 돌베개가 펴낸 청소년 퀴어 로맨스 소설집이죠. 책은 아무 의심 없이 사랑하는 아이들을 보여주며 퀴어의 전통적인 테마인 성 정체성으로 인한 고민이나 커밍아웃에서 벗어나 오직 ‘사랑’에만 주목하여 독자들의 쾌감을 불러옵니다.
『하트스토퍼』
『하트스토퍼』는 영국 작가 앨리스 오스먼의 그래픽 노블입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시리즈물로 제작돼 많은 화제가 됐는데요. 작품에는 LGBT 모두가 등장합니다. 청소년들이 마주한 멘탈 이슈를 여과 없이 보여주지만 사랑스럽고 긍정적인 두 주인공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힘 또한 불어넣고 있죠. 눈앞에 닥친 문제들을 성숙하게 해결해나가는 소년들을 만나보세요.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마법소녀 은퇴합니다』는 문학동네의 젊은작가상 수상자인 박서련 작가의 작품입니다. 소설은 예상치 못한 전개를 보여주는데요. 저자는 마법소녀이지만 평범한, 모순 그 자체인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두 마법소녀 사이의 묘한 다정함을 그립니다. 주인공은 망하기 직전인 세상도, 사랑도 지켜야 하죠. 극단적이지만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심지어 즐겁기까지 한데요. 아마 저자의 편견 없는 시선과 위트 덕분일 것입니다.
최근 퀴어 로맨스 콘텐츠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반갑게도 다양성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우리와 같은 사랑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구분 지어 ‘퀴어 로맨스’ 로 따로 분류했다는 것인데요. 수요에 발맞춰 콘텐츠가 증가한 것처럼, 하루 빨리 ‘퀴어 로맨스’가 그냥 ‘로맨스’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