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식주, 그 중에 제일은 마음이 담긴 음식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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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ANTIEGG 이한빈입니다.

제법 서늘해진 날씨 탓일까요. 일상에서 겪는 어떤 일 하나, 만나는 인연 하나에서도 온기를 더듬어보게 됩니다. 정신없이 지나온 한 해를 문득 돌아보며 손에 쥔 것은 무엇인지, 마음 곳간은 든든하게 채워져 있는지 자꾸만 돌아보는 계절입니다.

동물들은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 부지런히 식량을 모으고 털과 살을 찌우며 체온을 높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줄 온기, 충만한 포만감을 무의식중에 바라게 되지요. 이때 집, 옷차림을 따뜻하게 손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능적으로 우리는 따뜻한 음식에 먼저 끌립니다. 그것도 신체와 마음까지 온기가 전해질 만큼 든든한 한 끼 식사는 추위도 외로움도 잊게 만드는 데 제격이죠.

어느덧 닥쳐온 시린 계절을 마지못해 맞아들이고 있는 여러분께 월동 준비하듯 음식 이야기들을 가슴에 채워 드리려 합니다. 정성 어린 음식에는 누군가의 희로애락이 녹아있기 마련입니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부터 낯선 음식까지, 음식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두루 만나보며 인생이 지닌 애환과 이를 담아낸 요리의 묵직한 온기를 느껴보세요. 어쩌면 당신도 괜히 헛헛해지는 올 가을, 소울 푸드를 찾게 될지도 모릅니다. 영혼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음식과 그에 얽힌 특별한 이야기들을 다룬 책들을 소개합니다.

바다거북 수프를 끓이자

나를 살리는 밥

자연 속에서 아이를 키우고, 이웃과 교류하고, 남편과 교감하며 내적 성장을 일구어내는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사랑스러운 표지 일러스트와 동화 같은 제목과는 달리 마냥 따뜻하고 해맑은 글은 아닙니다. 놀랍도록 창의적인 요리에는 진하게 우려낸 작가 본인과 가족, 이웃의 인생의 지혜가 담겨 있기 때문이죠. 요리를 하다보면 성공한 메뉴만큼 ‘실패 메뉴’가 생기는 법. 작가는 새로운 교훈을 얻어가는 과정을 솔직담백한 에피소드로 풀어냈습니다. 그 좌충우돌의 과정조차 보석같이 빛나기 때문에, 책을 읽다가 문득 힐링하기 위해 요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동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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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타르트를 구워 갈까 해

후회 없이 사랑하기 위한

한 끼 식사

작가는 사람들이 먹을 때 가장 진솔해지며 편안해진다고 말합니다. 그는 맛있는 한 끼 식사에 담긴 힘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자유를 위해, 정을 나누기 위해, 화해하기 위해, 아픔을 견디기 위해 그는 영혼을 쏟아부어 식사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습니다. 음식 재료를 고민하고, 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하고, 누구와 먹을지 생각하고, 초대할 사람의 근황을 헤아리고, 구성원들의 마음을 고려하는 등 한 끼 식사를 정성껏 준비하기란 이토록 과분한 정성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대접 받는다는 기분을 받게 해주는 음식은 단지 맛만 좋은 데 있지 않다는 것,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이 가득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새삼스레 깨달을 수 있습니다. 자유와 사람, 그리고 사랑 그 자체를 사랑하는 작가의 가치관이 듬뿍 담긴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기도, 곁에 있는 사람을 꼭 껴안아주고 싶어지기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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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양식집에서

다정한 피아노 조율사의

경양식집 기행

ANTIEGG에서 소개된 적 있는 작가, 피아노 조율사이자 작가의 또 다른 책입니다. 그는 전국으로 피아노를 조율하러 출장 다니며 들른 경양식 집들을 소개합니다. 맛집 지도처럼 정보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장님과의 대화, 피아노를 조율하고 온 고객의 사정. 그리고 요리 평이라는 삼박자가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루어내 매 장마다 특별한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작가는 세심한 눈길로 초라해 보이는 외관 뒤에 숨어 있는 사장님의 자부심, 가게의 역사, 손님들의 추억을 꼼꼼히 집어내 감동 스토리를 뚝딱 선보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경양식이라는 음식이 완전한 전문 영역으로도, 만만한 분야로도 분류되지 못해 묘하게 천대 받는 고충을 섬세하고도 냉철한 시선으로 담아냈죠. 잘 만들어진 요리 기행이자 인간 극장 프로그램 같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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